【고태우 기자수첩】 50km 둘레길 공약의 그늘…현장이 말하는 자연 훼손과 반복 예산의 경고【성남시민신문】김병욱 후보가 제시한 탄천 수변 50km 둘레길 공약은 ‘걷기 좋은 도시’와 ‘생태 도시’라는 구호로 주목을 끌고 있다. 그러나 화려한 청사진 이면에는 짚고 넘어가야 할 현실적인 문제들이 적지 않다. 특히 자연 훼손과 중복 투자, 그리고 지속적인 유지관리 비용에 대한 우려는 결코 가볍지 않다.
본 기자는 등산인으로 성남시 둘레길과 마실길 조성 초기부터 일정 부분 현장에 참여해왔다. 산을 오르는 ‘수직적 트레킹’에서 일상 속 걷기 중심의 ‘수평적 트레킹’ 문화로 변화하는 과정 역시 직접 지켜봤다. 시민의 접근성과 활용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긍정적 성과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난 문제 역시 분명했다.
가장 먼저 지적할 수밖에 없는 부분은 자연 훼손이다. 길을 만든다는 것은 결국 자연에 인위적인 개입을 전제로 한다. 흙길 정비, 야자매트 설치, 조명과 쉼터 조성 등은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지만, 그만큼 기존 생태 환경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친환경’이라는 이름과 달리 현장에서는 식생 훼손과 서식지 변화가 적지 않게 발생해왔다.
이미 조성된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보행자 전용 둘레길을 추가로 구축하는 방식 역시 의문이다. 기존 시설의 보완과 관리보다 새로운 사업을 우선하는 구조는 결국 중복 투자 논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시민 입장에서는 “있는 것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데 또 만드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자연스럽다.
더 큰 문제는 이후다. 둘레길은 조성보다 유지·관리에서 비용이 더 크게 발생한다. 야자매트는 시간이 지나면 훼손되고, 목재 시설은 부식되며, 조명과 안전시설 역시 지속적인 점검과 교체가 필요하다. 현장에서 경험한 바로는, 이런 시설물은 결국 꾸준한 예산 투입 없이는 방치되거나 흉물로 전락하기 쉽다. 즉, 이 공약은 단발성 사업이 아니라 장기적인 재정 부담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여기에 기후·에너지 인센티브 시스템까지 더해질 경우 행정 비용 증가와 실효성 논란도 불가피하다. 취지는 공감할 수 있지만, 실제 참여율과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검증되지 않은 정책이 또 하나 얹히는 셈이다.
걷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일은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그 방식이 자연을 훼손하고, 기존 자원을 외면하며, 미래 재정에 부담을 남기는 방향이라면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현장은 이미 비슷한 사업의 한계와 부작용을 경험해왔다.
50km라는 규모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길이 어떤 흔적을 남기느냐다. 지금 필요한 것은 또 다른 개발이 아니라, 자연과 예산, 그리고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려한 신중한 선택이다.
✍ 성남시민신문 : 진실의 중심에서, 한 걸음 더 깊이 본다.
【성남시민신문】 고 태 우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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